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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연세병원 2017-09-12 10:11
나이가 들면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혈압이 서서히 높아져 중장년을 지나는 많은 분들에게서 고혈압이 발병하게 된다. 특히 40대 이후 고혈압을 미리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어서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혈압이 정상인지, 고혈압 전단계인지, 고혈압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은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을 함께 표기하는데, 예를 들어 100/60 이라 표기하면 앞의 100이 수축기혈압, 뒤의 60이 이완기혈압이라 한다. 120/80 미만은 정상혈압, 그 이상이면서 140/90 미만은 고혈압 전단계, 140/90 이상은 고혈압이라 진단한다.
고혈압은 대표적인 성인병 중 하나로 체중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혈압 전단계의 경우 체중 감소가 혈압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식이조절, 운동 등 체중 조절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140/90 이상의 고혈압 환자들은 가까운 내과에서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혈압 전단계나 고혈압이라도 젊은층 중 가족력, 음주, 흡연 등 위험인자가 없는 분들은 우선 생활습관 교정부터 실시하는데 저염식을 하면서 유산소운동을 통해 체중 감량을 해야 하며, 성공적인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많은 경우 정상혈압을 찾을 수 있지만, 사실 성공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지속적인 생활습관 교정이 어렵기 때문인데 생활습관 교정에 실패한 경우 혈압약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
고혈압은 혈압이 아주 높지 않는 한 특별한 증상이 없다. 건강검진이나 진료 시에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아 투약을 권유하지만 증상이 없다고 투약을 거부하거나 미루는 분들이 많다. 고혈압은 치료하지 않으면 당장 몇 년간은 문제없이 지낼 수 있지만 결국 뇌출혈, 뇌경색, 협심증, 심근경색, 신장 합병증, 안구 합병증 등 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성인병이다. 이러한 합병증은 한 번 진행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으므로 최대한 일찍 교정해 줘야 한다.
고혈압약을 평생 복용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치료를 미루는 분들도 많다. 고혈압의 발병기 전상, 발병 후 지속적인 투약과 생활습관 개선에도 약을 중단하면 정상혈압으로 완치가 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혈압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고혈압인데도 불구하고 약을 복용하지 않아 높은 혈압이 지속된다면 그 기간만큼 혈관벽이나 각 장기에 손상을 주게 되며, 이러한 손상은 추후 혈압약을 복용하여도 다시 회복되기 힘들다.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불편함이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각종 고혈압 합병증의 가능성을 방치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다. 건강검진 등 여러 가지 경로로 혈압이 높다는 소리를 들었던 분들은 가까운 내과에서 정확한 혈압 진단을 받고 각 단계별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고혈압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에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인데 우선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 밤에 짠 음식을 먹고 나면 얼굴이나 몸이 붓는 것을 경험할 수 있듯이 소금은 우리가 먹은 수분의 배출을 막아 체액량이 증가하게 되고 그 결과로 혈압을 높이게 된다. 두 번째는 체중 관리다. 과체중은 혈압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의 원인이기도 하므로 식이조절, 유산소운동 등으로 적절한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 본인의 노력과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혈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당부한다.
조현진 (MH연세병원 가정의학과전문의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