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을 자주 가거나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과민성 방광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과민성 방광 증후군은 하루 8회 이상 빈뇨가 발생하고, 갑작스러운 요절박감을 느끼는 증상이 특징인 질환이다. 특히 야간에 잦은 배뇨로 수면에 방해를 받기도 하며, 때로는 화장실에 미처 가지 못해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증상들이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요로 감염이나 다른 방광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요로 감염, 약물 부작용, 과다한 수분 섭취, 만성 변비, 방광 출구 폐색, 골반 장기 탈출증, 당뇨 등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 방광 증후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방광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야 한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했다가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근육 주머니이다. 정상적인 성인의 방광은 약 400~500㎖의 소변을 저장할 수 있으며, 보통 150~200㎖ 정도가 차면 소변을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
과민성 방광 증후군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눌 수 있다. 치료의 핵심은 약물치료로, 주로 항콜린제나 베타3 교감신경 자극제가 사용된다. 이러한 약물들은 방광의 용적을 증가시켜 빈뇨와 급박뇨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항콜린제는 방광 수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입마름, 변비, 시야 흐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작용이 적은 베타3 교감신경 자극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이 약물도 혈압 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용량 조절이 필요하다. 비약물치료로는 골반저근 운동, 방광 훈련, 생활습관 개선 등이 있다. 골반저근 운동은 요실금 예방에 도움이 되며, 방광 훈련을 통해 배뇨 간격을 점차 늘려갈 수 있다.
평소 생활습관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카페인이나 탄산음료, 알코올은 방광을 자극할 수 있어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과도한 수분 섭취도 피하되, 적절한 수분 섭취는 유지해야 한다. 비만이나 만성 기침은 복압을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규칙적인 배뇨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도록 하고, 2~3시간 간격으로 규칙적인 배뇨를 하는 것이 좋다. 야간 빈뇨가 있는 경우 저녁 시간 이후의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의 경우 부끄러움으로 인해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증상으로 여기거나, 산부인과나 내과를 전전하다가 증상이 심해진 후에야 비뇨의학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민성 방광 증후군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히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일상생활의 제한이 커지고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과민성 방광 증후군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증상 개선을 통해 더 나은 삶의 질을 되찾을 수 있으니, 50대 이후 배뇨 문제가 발생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기 바란다.
오정현(에스엠지 연세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 부장)